선박 경매 102척 중 84척이 재진행 — 회수율 53%가 말하는 것
2026.07.15 · 김사부 (해양수산부 공식등록 선박중개사)
2026년 7월 15일 기준 전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선박 경매는 102척인데, 이 가운데 84척(약 82%)이 한 번 이상 유찰된 뒤 다시 매각기일을 잡은 재진행 물건입니다. 평균 유찰 횟수는 2.2회, 감정가 대비 중위 회수율은 53%에 그치고, 감정가의 절반 이하로 최저가가 내려간 매물이 51척으로 전체의 딱 절반입니다. 반면 일반 매매 시장은 최근 90일간 648척이 판매 완료될 만큼 회전이 빠릅니다. 저는 이 대비를 '감정가와 실거래가의 괴리'가 만든 현상으로 봅니다. 매수자에게는 신건보다 재진행 물건에서 기회가 열려 있고, 매도자에게는 경매까지 가기 전에 일반 매각을 서둘러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102척 중 84척이 '재수생'인 시장
현재 경매 물건의 상태 분포를 보면 신건(NEW)은 18척뿐이고 재진행(RETRY)이 84척입니다. 법원별로는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이 20건으로 가장 많고,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18건,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15건,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10건,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7건 순입니다. 전남과 경남의 연안어업 밀집 지역 법원에 물건이 몰려 있다는 뜻인데, 흥미로운 점은 일반 매매 시장의 판매 중 매물은 경남이 361척으로 압도적이고 전남은 59척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전남 물건은 일반 시장에 나오기 전에 경매로 넘어가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왜 유찰이 반복되는가 — 감정가의 함정
경매 감정가는 선체·기관 상태와 허가 가치를 시장이 실제로 쳐주는 값과 다르게 매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90일 실거래를 보면 3톤 이하 어선은 333척이 거래되며 중위가가 1,700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경매 물건 중에는 3톤 이하급에 수천만원대 감정가가 붙은 사례가 흔합니다. 시장가보다 높게 출발하니 유찰이 쌓이고, 최저가가 시장가 아래로 내려와야 비로소 응찰자가 붙는 구조입니다. 중위 회수율 53%라는 숫자가 그 결과물입니다.
7월 20일 전후로 매각기일이 잡힌 물건 몇 건을 보겠습니다.
| 구분 | 값 |
| 2025타경20814 (마산지원, 7.93톤) | 감정가 10,805만원 → 최저가 2,594만원, 유찰 4회 |
| 2025타경50650 (해남지원, 2.84톤) | 감정가 6,578만원 → 최저가 2,947만원, 유찰 3회 |
| 2025타경785 (해남지원, 4.61톤) | 감정가 2,724만원 → 최저가 781만원, 유찰 5회 |
| 2024타경2302 (해남지원, 4.93톤) | 감정가 2,568만원 → 최저가 169만원, 유찰 11회 |
11회 유찰로 최저가가 169만원까지 내려온 물건도 있습니다. 다만 유찰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외면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선체 상태, 계류지, 허가 유무를 반드시 현장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 시장은 완전히 다른 그림
같은 기간 일반 매매 시장은 최근 90일 648척 판매 완료, 판매 중 매물 618척, 최근 30일 신규 등록 41척으로 꾸준히 돌고 있습니다. 허가별로는 연안복합이 172건 거래되며 중위 8,990만원, 연안통발 43건 중위 5,790만원, 연안자망 41건 중위 4,500만원입니다. 5톤~10톤 구간은 112척 거래에 중위 21,500만원으로 허가와 톤수가 받쳐주는 배는 제값에 팔린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결국 '팔리는 배'와 '경매로 넘어가는 배'의 차이는 가격 설정과 매각 타이밍에서 갈립니다.
|매수자와 매도자, 각자의 수순
매수자라면 신건보다 유찰 2~3회를 거쳐 최저가가 실거래 중위가 아래로 내려온 재진행 물건부터 살피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응찰 전에 어업허가 시세표에서 같은 허가·톤수대의 실거래 중위가를 확인하고, 그 가격을 상한선 삼아 입찰가를 정하십시오. 매도자라면 반대입니다. 채무 문제로 경매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회수율 53%라는 숫자를 기억해야 합니다. 경매로 넘어가면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높으니, 그 전에 일반 시장에서 실거래가 기준으로 내놓는 편이 손실을 줄이는 길입니다.
|시장을 보는 김사부의 한 줄
경매 물건 다섯 척 중 네 척이 재진행이라는 것은 감정가를 믿고 들어가면 안 되고, 감정가를 받겠다고 버텨서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매수자는 실거래 중위가를 기준선으로 삼아 기다리고, 매도자는 경매 개시 전에 시장가로 승부를 보십시오. 배는 세워두는 순간부터 값이 빠지는 자산입니다.
